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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성탈출: 새로운시대’…”2024 한국사회에 비친 그림자”

    @ 20th Century Studios Korea

    인류의 시대가 저물고 유인원과 퇴화한 인간들이 살아가는 황폐한 땅. 유인원 ‘시저’의 계통을 이었다고 자칭하는 리더 ‘프로시무스’는 완벽한 자기만의 제국을 굳히기 위해 남은 인간과 유인원들을 사냥하고 다닌다.

    주인공은 유인원 ‘노아’다. 유인원 사이 숨어서 지내는 인류의 한 명. 그의 이름은 ‘노바’, 노아는 조언자 ‘라카’를 통해 노바를 알게 되고, 전 세대 ‘시저’의 사상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를 그려 나간다.

    줄거리는 노아가 독수리의 알을 얻기 위해 친구들과 절벽에 오르면서 시작한다. 다음 세대의 보존을 위해 하나만 꺼낸 ‘알’, 돌아와 칭송을 받지만, 어리석은 누군가의 욕심으로 ‘결속’을 뜻하는 알이 깨지고 그날 저녁 그는 회복을 위해 다시 숲으로 향한다. 거기서 부족원들의 시체를 발견하고, 정체불명의 또 다른 족속에게 발각된다. 오랑우탄과 흡사하게 생긴 이 부족장은 타고 온 말을 다시 보내 노아 부족의 거처를 알아내, 집을 태우고 부족원들을 납치해 간다. 모든 것을 잃은 노아는 우연히 라카를 만나 그의 선조인 ‘시저’에 대해 알게 되고, 노바와 함께 평화와 공존 그리고 궁극적 자유가 구현된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노아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가진 인간을 모사한 시저와는 다른 ‘선’으로 일관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지배자 ‘프록시무스’는 인간의 문명과 이로부터 나오는 기술을 배워 유인원의 세상을, 그 중심에 서려고 한다. 시저의 연대를 뜻하는 ‘뭉치면 강하다’는 사상을 자신에게 끌어와 유인원들을, 자신을 숭배하도록 세뇌한다. 또 다른 메시지인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인간의 ‘악’한 존재로 정의하고, 이를 넘어서 지배하려는 야욕을 가지고 있다.

    노아는 공존과 평화를 향한다. 인간의 악함을 용인하면서 선을 믿는다. 뭉치면 강하기에 연대를 통해 프록시무스를 하나로 만든 전체의 힘으로 밀어내고, 평화를 만든다. 또한 유인원들의 목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방을 무너뜨리는 인간의 잔악함을 경계한다. 불신과 의심을 품었지만 동행한다. 책(지혜)과 총(무기)들을 지닌 채 “유인원을 이것을 가질 수 없다”는 인간의 문화와 문명을 배우려 하지만, 이를 전달하지 않으려는 인류.

    @ 20th Century Studios Korea

    노아는 마지막 장면에서 노바에 죽은 라카의 목걸이를 건네며 인간과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건넨다. 인간의 ‘기술’ 같은 것이 없이도 다음 세대에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유불급(중용)이라… 이 장면은 인공지능(AI) 없이도 충분히 더욱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현세대에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앵글을 돌리면 등 뒤에 총을 든 노바, 선과 악이라는 이중성으로 해석될지 모른다. 그보다는 어쩌면 동일 유전자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정의’였을 지 모른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이중성, 새로 태어나 이제 배워나가는 유인원 ‘노아’의 입장에서는 그의 이중성은 이해의 차원에서 공감가능한 ‘필요’의 영역일 수 있겠다.

    침팬지와 인간의 DNA는 98% 전후를 공유한다고 한다. 거의 일치한다고 하는데, 영화 차원에서 유인원과 인류를 동등하다고 가정하면 마지막 장면은 흡사, ‘세대교체’. 다시 시작하려는 구세대와 공존을 원해 손을 내미는 또 다른 새로운 세대와의 조우. 이 접점이 현재 필요한 새로운 시대의 출발일 수 있다.

    시저는 연대를 통한 공존을 꿈꿨다. 노아에게 그런 시저의 사상은 새롭게 정립된다. 바로 ‘자유’다. 싸워 뺴앗고, 하나가 전체를 지배해 통제하는 세계에서 본질적 자유는 없다. 적어도 ‘불’을 의미하는 ‘총’으로 만든 세상은 결코 유지될 수 없다는 것. 성경에서 노아가 등장하는 장면이 그렇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홍수, 즉 ‘물’이다. 물은 흐름은 곧 자유를 의미한다. 인간의 증식을 뜻하는 불이 결코 물을 이길 수 없다는 건 진리의 차원.

    이 같은 상징은 등장 캐릭터의 이름에서도 스토리의 윤곽을 나타낸다. 멸종 위기를 맞은 인류를 영화는 ‘’에코’라고 명명한다. Echo는 영어로 메아리, 고대 그리스어로 ‘소리’라는 뜻이다. 신화 속 에코는 말하는 능력을 빼앗긴 요정이다. 살아남은 인류인 노바는 ‘Novus’라는 라틴어의 여성형으로 New(새로운)라는 의미다. 모두가 알다시피 자유와 승리의 신은 바로 여성이다. ‘노아’는 고대 인도유럽어 뿌리인 산스크리트 언어 ‘마누(Manu)’에서 유래한다. 인도 전설 소 홍수 영웅의 이름, 동시에 영어로는 Man, 이중 철자 ‘M’은 물을 뜻하는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유래한다.

    @ 20th Century Studios Korea

    전편인 3부, 종들의 전쟁에서 인간의 무리를 뜻하는 인류의 마지막 모습을 대변하는 ‘대령’, 시미안 플루라는 악성 바이러스를 통해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변종이 생겨나고, 인간들은 지능이 감퇴하면서 언어(말하는 능력, 소리)를 잃어버린다. 대령은 플루 전염을 막기 위해 아들까지 죽인다. 스스로 무리에서 벗어난 인간. 즉 혼자만의 세계에서 소통에 문제가 생긴 이들은 자기 말만 되풀이한다. 그러다 장벽을 구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다. 영화에서 결국 불로 일으킨 문명은 물에 씌워 재만 남는다.

    반면, 시저는 늘 무리와 소통한다. 인간인 대령은 시저의 눈을 보고 인간의 눈이라 감탄한다. 의사소통 능력을 잃어버린 인간은 유인원만 못한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메시지가 전반에 흐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통 능력을 잃어버린 인간은 고립되고, 짐승이 되어 간다고 말했다. ‘시저’나 ‘노아’로 구현되는 캐릭터는 위에 존재하지 않는, 균일한 전체 속 하나의 중심이자 또 다른 일원이다. 이 같은 소통과 전달의 체계 속 바이러스는 흩어져 사라질 수밖에 없다. 무리 속에서 떨어진 또 다른 고립에 전달된 바이러스는 당연히 그 안에서 증식, 재증식할 수밖에 없다. 1인 지배자인 프로시무스는 퇴화한 인간을 사냥해 노예로 삼는다. 퇴화의 전단계는 고립이다. 외로움은 단절을 뜻하고, 동시에 바이러스에 극히 취약한 상태가 된다.

    여기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그려진다. 우울증과 치매는 고립으로부터 불거진 외로움에서 온다. 외로움은 하루 담배 15개비와 맞먹는다. 누적되면 이는 초고속으로 배가 된다. 대부분 사람은 함께 있어도 외롭다고들 한다. 하지만 병적인 외로움은 다르다. 불안과 우울감이 선을 넘으면 초기 상황이 된다. 뇌의 pSTS는 상대의 언행의 맥락을 해석과 파악하는 영역이다. 이런 뇌의; 신호전달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세상을 잘못 해석해 버린다.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가상 세계. 이곳에 빠져 잘못 형성된 공감력이다. 올바른 인간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사회적 연결을 회복해야 한다. 직접 사람을 만나야 하고,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이 완벽하지 않다고 가정하고 먼저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타인의 나에 대한 잘못된 해석은 어쩌면 ‘기본전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두 부족하다.

    지금 한국은 자살률 1위의 국가다. 전쟁 이후 빠른 성장 그리고 이후 극한 경쟁에 치달아 파생한 문제들이 지금의 우울과 불안에서 오는 자살률 그리고 치매 환자 급증 등의 통계로 치환한 게 아닐까? 그냥 핸드폰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어려울지도 모른다. 연결을 회복하지 않으면…그렇게 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을뿐더러 종국에는 뇌가 망가진다. 그러다가 선을 넘으면, 돌이키기 굉장히 힘들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 [단독] 생체정보 놓고 ‘각자도생’ 시중은행…ATM 바이오 인증 잘못하다가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ATM 생체등록 후 국민은행 계좌연결 불가

    등록해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자사 계좌만 은행업무 가능토록

    금융결제원 “우리와는 연계, 국민 쪽과는 생체정보 분산 보관 중”

    해킹 사고 터지면 누구 책임?…’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 ’반복 말기를’

    우리은행 ATM기기 바이오인증 후 화면,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만 계좌연계가 돼 있지 않다.

    우리나라 일부 피싱 등의 개인정보를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한때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ATM 사용량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여전하다. 몇 년 전 국내 시중은행들은 거대한 예산을 들여 일제히 인체 정장맥이나 얼굴인식 등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생체인식을 도입했다.

    생체 인식이면 보안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변경도 불가하다. 그렇다면 국민의 생체정보를 철저히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 금융기관 보안상황은 과연 어떨까? <The Mess>가 직접 기기를 찾아가 사용한 뒤 취재해 본 결과 이들 기관의 보완은 허술했다.

    통합되지 못한 경우, 당연히 더더욱 그렇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고, KB국민이나 신한의 경우 자사 계좌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통합 관리해야 할 정부 기관의 답변은 금융기관 소관 분산보관이다. 컨트롤 할 수 없거나 안 하겠다는 뜻.

    먼저 우리은행 ATM기기 바이오인증을 등록 후 해당 메뉴에 들어가보면 하나, 신한, 농협, NH농협, 기업, 새마을금고, 대구, 우체국 등의 은행 계좌와 연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우리, 신한, 농협, 새마을금고, 대구, 우체국 등의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모두 KB국민이 빠져 있다. 정작 KB국민은행은 바이오인증 등록 후 이용할 수 있는 계좌가 자사 계좌 뿐이다. 신한은행 역시 자사 계좌만 연결돼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 쪽이 금융결제원에 호환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고, “국민은행에 알아보니 우리은행은 지문을 사용하는데, 저희는 손바닥 정장맥을 통해 인증합니다. 생체등록 방식 차이일 겁니다”라고 답변했다.우리은행 측에 따르면 생체보안인증을 주관하는 기관은 금융결제원이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정장맥 정보를 기관에서 국민은행과 분산 보관을 하고 있는 것 맞습니다. 그런데 호환 인증을 허용하는 등의 여부는 사실 조금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타 기관에서 등록된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고, 각 은행에서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가능한 부분이거든요. 해당 담당자는 ‘금융서버 분야입니다’라 답했다.”

    국민 생체정보를 가지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국가기관이라 전체적 그림을 그려줄 것을 기대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결국 국민 정보를 따로 보관하고 있고, 서로 공유도 않는다는 얘기다. 만약에 해킹으로 국민 생체정보 보안 사고라도 터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질까?

    하나은행 ATM 바이오인증 후 화면

    마이데이터 시대에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깔려, 자산연결 메뉴를 통해 모든 금융기관계좌를 통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국민은 개인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용인한 것이다. 스마트폰 앱 상에서도 지문을 이용한 바이오인증이 존재한다.

    하지만 은행 등 3000~4000대가 깔린 ATM기기 사용자가 급한 현금을 빼 쓰려해도 타 은행 계좌를 이용할 수 없다. 바이오등록 역시 쉽지 않다. 신한은행 ATM 바이오증을 위해 중구 본점에 찾아가 기기 화면을 통해 한 여직원과 주민등록과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등록할 수 있었다. 등록할 수 있는 기기는 몇 대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용할 고객이 없으면, 설치하지 않으면 된다. 쓸데없는 서비스까지 도입해 국민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까먹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해당 서비스 홍보비용만 해도 엄청난 낭비일 것이다. 작년 국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은 하나 3조 2922억원, KB국민 3조 12억원, 신한 2조6121억, 우리 2조 2771억, NH농협 1조 7783억원 순이다. 


  • 하이브에 숨통틔운 민희진 또 뿔난 방시혁은 여론전…주가하락 원인은?

    하이브 주가하락 놓고, 증권가 ‘공방’…하이브, 언론 통한 ‘공포’조성
    여론전 방탄 이후 보이그룹 비중 줄어든 방시혁의 하이브
    뉴진스로 바로 세운 민희진 주주 간 계약 놓고 대대적 ‘오보’
    네이버 주류 언론…어도어 4.45%를 묶어 놓은 하이브
    금감원 자료 曰 “하이브 23년 판관비로 빠진 순이익, 어도어 ‘충당’…경영지표 ‘개선’
    하이브 수익 구조, ‘무명’의 미등기 임원에게 작년만 49억…방시혁, 사익편취 규제 대상

    여의도 증권가 야경. 공원 촬영 @ 강기성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하이브의 주가 하락과 관련해 5월 들어 하이브가 해괴한 논리를 들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누가 봐도 하이브 주가 하락의 원인은 하이브 경영진이다. 어도어 때문이라는 프레임 씌우기에 일부 대중의 오해가 있을 것 같기에 관련 내용을 풀어본다. 아무래도 지금의 전체적 그림의 ‘붓’은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속담에게 쥐어져 있는 듯하다. 

    하이브는 최근 2년 만에 최단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사실 그 에너지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에게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방 의장이 현재 하이브를 만들었던 방탄소년단 등 보이그룹의 수익처는 뉴진스의 등장 이후 그야말로 ‘단맛’이 떨어진 상황에서, 홍보조차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던 뉴진스가 글로벌 ‘부스터’가 됐고, 덩치가 커진 상황에서 배가 상당히 아팠던 모양이다. 동시에 쏘스뮤직을 통해 기존 여자친구를 밀어내고(?) 직접 키운 르세라핌은 최근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에서 불안정한 라이브 실력으로 ‘가창력 논란’에 혹평을 받고 있다.

    돌아보니 단기간에 불어난 하이브의 거품을 뺀 건 민희진 대표다. 모든 것이 완벽했고, 한국 음악산업의 주류 자리를 꿰고 있던 방 의장에게 그녀는 ‘눈엣 가시’로 인식될 수 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세간에 아주 지배적이다.

    하이브, 쟁점주주간 계약놓고 여론戰→언론 홍보가 주무기방시혁

    16일 하이브는 외국계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A씨가 지난 4월 어도어 경영진과의 자리에서 투자 의향을 내비쳤고, (당시 어도어는 2022년 사업 초기 32억 손실에서 일 년만에 256억의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다) 하이브 측은 이 대화 내용을 통해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를 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우습게도 이 미팅 이후 A 씨는 당일 하이브 박지원 대표와 만나 관련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스토리를 근거로 ‘경영권 찬탈’이라는 논리를 성립시켜, 종국에는 민 대표 해임이 목표인 듯.

    앞서 민 대표는 하이브의 ‘민희진 대표 해임’ 관련 어도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했고, 오는 17일 법원에서 첫 심리가 열린다.

    16일 어도어 관계자는 <The Mess>를 통해 언론이 받아적지 않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민희진 대표는 2021년 설립 당시 하이브에 어도어 스톡옵션 계약으로 15%를 받아, 작년 3월 하이브는 이를 해지하고 새로운 계약서를 다시 썼습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주주 간 계약’인데 지분을 최대 20%까지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당시 20% 중 17.8%는 민 대표님이 샀고, 나머지는 어도어 경영진이 매입했습니다. 민 대표 지분 17.8% 중 75%(13.35%)에는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이 있습니다. 반면 나머지 25%(4.45%)에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 3자에게 필 수 없게 해 놨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3월 당시 어도어 지분을 사 오고, 12월 계약 내용 중 ‘겸업금지’ 조항을 민대표가 발견했다”라며 “수정 사항들을 반영해 하이브 측에 보냈고, 하이브는 올 3월 김앤장을 섭외해 다시 그 쪽에서 수용할 수 있는 협상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민 대표는 보유한 어도어 주식 중 풋백옵션(계약당시 성과를 내면 높은 가치로 되팔수 있는 권리)이 걸린 15%의 배수 13배를 30배로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뉴진스 데뷔 후 추가로 받은 5%도 해당된다. 늘린 5%는 마음대로 되팔 수 없는 겸업금지 조항이 들어있다. 콜옵션을 뜻하는 이 조항으로 위반 시 하이브는 역으로 매수할 권리가 생긴다. 이를 두고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민대표 측에 따르면 5%에 대한 풋옵션은 근속 5년 2026년이 아닌, 8년인 2029년에 행사할 수 있도록 묶어놨다.

    한편, 하이브는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금융감독원 진정서를 냈다. 이유는 14일 어도어 S부 대표가 하이브 주가 하락을 예견하고 개인적 용도(전셋집 잔금)로 1900만원의 차액을 얻기 위해 2억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 950주를 매도했다는 것. 그리고 4월 애널 A씨와의 자리에서 나온 어도어 측 투자의향이 경영권 탈취 시도라는 것이 또 하나다. 

    어도어 측은 이와 관련 “민희진 공격해 해임과 동시에 사회적 신망을 무너뜨려 매장시키고자 문제도 안되는 것들을 끄집어 내어. 주위 공격해 주위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경영과 관련해 증권가가 말하는 지표들은 상장 이후 훨씬 안정적이다.

    하이브 주가하락 주범은경영진‘…실적 챙기고 경영 개선한 민희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브의 당기순이익은 급격한 폭을 보이다 작년 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그나마 29억 흑자 상태를 겨우 만회했다.

    작년 경우, 상반기 1174억의 흑자는 3분기 997억으로 내려가더니 4분기에는 567억의 적자로 돌아섰다.

    하이브는 어도어 80%의 지분을 보유 중이므로 작년 265억 80%인 212억을 수혈해 갔다.

    하이브의 언론사 광고・협찬 비중이 큰 판관비의 경우 작년 하이브 7134억, 어도어 128억이다. (네이버의 주류 언론사들이 어느 회사 중심으로 기사를 내보내는 지를 보면 이들이 민낯이 보인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 2조 1780억 중 판관비(7134억원) 비중은 32.8%에 달한다.

    반면 경영과 관련해 증권가가 말하는 지표들은 상장 이후 훨씬 안정적이다.

    PER(주당순이익)은 최근 2년간 137.13에서 51.84로 내려갔다. 그간 성장에서 거품이 제거됐다는 의미다. EV/EBITA(현금흐름 대비 기업가치)는 20.61에서 작년 23.44로 나아졌다. 특히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경영진 ‘무능함’의 지표로 알려진 ROE(자기자본이익률)의 경우 1.87에서 6.58로 350% 급증했다.

    <한겨레> 인터뷰에서 민 대표는 “어도어는 민희진이 지향하는 음악과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이자 SM 재직시절 담아 온 내 뜻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레이블”이라며 “하이브 내 자회사로 출발했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방 의장은 어도어 론칭 당시 “창작과 운영 자율성에 간섭이 없고, 연관과 접점 역시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실상 어도어에 ‘자본’적인 부분에서도 별반 기여한 바가 없다. 숫자만 계약서상에 얹혀 있을 뿐, 뉴진스와 회사 관련된 모든 레이블 전략을 어도어 독자 재량.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한 것과 동일선상이다. ‘노예’는 자본과 계약에 따라 구속을 뜻하는 하나의 비유일 뿐. 모든 경영과 아티스트 작업은 민 대표의 고유의 권리림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

     자난 4월 25일 민희진 기자회견 당시 유튜브 화면 캡쳐 

    주식회사 하이브 주주는 방시혁 외 11인이 50.77%, (방시혁 31.57%, 넷마블 12.08%, 두나무 5.53%), 국민연금 7.63%, 빅히트엔터 3.41%, 김신규 0.21% 등이다.

    2019년 7일 방탄소년단에 이어 투모로우 엑스 투게더가 흥행에 성공한 뒤, 2019년 8월 여자친구를 키워 낸 쏘스뮤직을 인수한다. 이후 게임 회사, 빅히트쓰리식스티(대행업체)와 빅히트아이피(영상제작업체)를 물적분할 설립한다. 2020년 5월 하이브는 경영진을 방시혁 의장, 윤석준 글로벌 CEO, 박지원 HQ CEO 체제로 개편하고,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다.

    그해 6월 세븐틴 소속사 플래디스엔터테인먼트를 지분 연결 편입시킨다. 2020년 방탄소년단이 Dynamite를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라서고, 세븐틴은 오리콘차트 1위를 석권한다. 이후 2020년 10월 유가증권 상장. 남성 7인조 엔하이픈이 데뷔, 가수 지코가 소속된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까지 편입시키고 하이브는 상장 2달 만에 코스피200 대열에 들어선다.

    이듬해인 2021년 1월 네이버가 하이브의 플랫폼 서비스 자회사 비엔엑스에 지분 투자하고, 이 회사는 네이버 V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한다. 빅히트와 비엔엑스는 YG PLUS에 지분 투자 이후 위버스로 이름을 변경한다.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의 지분 44.5%는 네이버가 보유 중이다. 2021년 2월,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에 역시 지분 투자. 이어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한다.

    2021년 3월 빅히트는 하이브로 사명을 변경하고, 미국 종합 미디어 이타카 홀딩스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타임지는 하이브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으로 선정한다. 이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세븐틴, 엔하이픈 같은 보이그룹을 위주로 각종 음악차트를 휩쓰는 영예를 가져갔다.

    2022년 5월 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세라핌이 데뷔한다.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본사 건물 @ 강기성 기자

    ​이어 어도어의 뉴진스가 앨범 ‘New jeans’ 초동 걸그룹 앨범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하이브는 지코와 보이그룹, 이어 뉴진스를 주축으로 르세라핌의 걸그룹 ‘투트랙’을 모두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혜성같이 등장한 민희진 어도어의 뉴진스의 행보는 한때 힘을 잃었던 하이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뉴진스는 2022년 11월 MMA 2022에서 올해의 신인상과 TOP10을 수상. ‘Hype boy’는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 16주 연속 진입을 달성한다. 뉴진스 ‘OMG’는 빌보드 핫 100에 들어가고, 2023년 4월 뉴진스는 멜론 최초 3개월 연속 1~3위를 ‘싹쓸이’한다. 미국 타임지는 그해 차세대 리더로 뉴진스를 선정하는데 이는 K-팝 아티스트로서는 유일했다. 뉴진스는 이어 11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 최단기간 수상, 빌보드200에 진입한다.

    하이브의 주 수익원은 YG플러스를 통한 음반/음원이 작년 기준 44.56% 공연(16.49%), 광고(6.51%), 공식상품・IP라이선싱(14.95%), 구글이나 네이버, 틱톡 등 벌어들이는 콘텐츠(13.31%) 팬클럽 (4.19%) 등이다. 고객층은 국내 36.19%, 아시아 34.16%, 북미 25.25% 순이다.

    하이브 이사회는 사내이사 방시혁, 대표이사 박지원이 상근, 비상근으로 외국인 1인, 김병규 경영자문, 사외이사로는 임수현 감사위. 함윤식 내부거래위, 박영호 보상위, 이미경 ESG, 조백규 추천위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중 임수현은 DS프라이빗에쿼티 대표로 기획재정부 출신, 함윤식은 이번 하이브 변호를 맡은 ‘김&장’과 서울고법 판사를 지내 현재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박영호 라구나인베스트먼트를 경영하고 있다.

    주주는 방시혁이 31.57%로 최고주주, 등기임원 외국인 1인(0.87%), 민희진(0.01%)도 명부에 올라있다. 12% 주주인 넷마블과 8.21%인 국민연금공단, 가상화폐 거래기업 두나무(5.53%) 그리고 소액주주가 36.88%를 점유 중이다.

    미등기임원 8명이 회사 수익 49억 원을 가져갔다. 미등기임원은 대기업집단에 재벌이나 그룹 총수가 경영과 무관한 이들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총수 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15개 계열사 중 7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하이브는 자산이 5조를 넘어가 엔터사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편입, 방시혁 의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켜보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됐다.


  • [단독] 하이브-단월드 연관 의혹에 ‘빼박’ 정황 근거 세 가지(ft. 민희진&뉴진스 ‘OMG’)

    4월 25일 하이브의 어도어 민희진 대표 배임 관련 진실 폭로 기자회견 대중 

    “뉴진스 OMG 뮤비 가사 내용, ‘하이브-단월드’ 연관성 ‘농후’

    “민 대표가 깐 카톡대화 내용 중 ‘OMG 뮤비로 나 협박해서’…언론사 모자이크 처리

    이승헌 단월드 CEO 2018년 “HYBE(Healing Yoga Brain Education) 교육 ‘중’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 강기성 기자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뉴진스를 이끄는 계열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의 법정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민 대표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을 폭로하면서, 그 간 묵어왔던 하이브와 종교단체 단월드 관련 여러 의혹들이 불거졌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은 수많은 의문을 제기했는데, 대표적 두가지가 웹상에서(특히 포털 네이버와 뉴스) 예민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① 첫번째 의혹은 뉴진스의 OMG 뮤직비디오를 매개체로 “하이브가 민 대표를 협박했다.”

    지난 4월 25일 민 대표는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연 회견장에서 경영권 탈취라고 주장하는 하이브 측 박지원 대표와 방시혁 의장과의 카톡 내용 캡쳐화면을 보여주면서 그간 직장 스토리를 풀어나갔는데, 1시간 24분 정도에 나온 카톡 대화 중 모자이크 처리가 된 부분이 있다.

    뉴진스의 대표곡 ‘OMG’에 뮤직비디오와 가사에 대한 내용으로, 일명 공공연히 네이밍된 ‘하이브-단월드’ 연관설이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다음과 같이 의혹이 개제돼 있다. 해당 곡 가사 내용에는 ‘oh my god!’ (단 너 뿐이야)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단’이라는 부사가 나올 이유가 딱히 없는 가운데, 굳이 god(신)이라는 명사에 이어 붙인 것. ‘오 나의 신!, 단 너 뿐이야’가 된다. ‘너’를 원한다는 여자아이돌의 고백이 주된 내용인 노래에서, ‘God’를 끼워넣고, ‘너’라는 대상으로 대체됐다. 녹음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디렉터가 ‘‘단’이더 명확히 들리면 좋겠어요”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뮤비 초반 ‘당신’이라는 나레이션 역시 ‘단신’으로 들리게끔 의도했다는 의견도 부가된다.

    단월드의 ‘단’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넣었을 것이라는 당연한 해석이 나온다.

    애플사의 음성 AI서비스 siri(시리)도 등장하는데, 이 역시 어울리지 않는 ‘신’이라는 발음을 의도한 가사로 보인다. 그러니까 ‘네가 시리야’, 그러니까 ‘네가 신이야’ 같은 맥락이다. 쉽게 말해 팬인 수천만의 아이들이 따라 부르기에, 정작 여자아이돌(Idol : 우상, 미국에서 BTS는 그저 boy band, 뉴진스 역시 girl group 이나 band)이 부르기에도 상당히 무리가 따르는 가사다.

    (가사 작성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수천만의 귀에 꽂을 음악에 종교관련 문구를 꿰어맞추려는 것 같다. 과연 의도는 무엇일까?)

    뮤비에는 단월드의 상징물인 곰도 자주 등장하며 뒷 배경은 정신병원이다. 이것이 ‘단월드’를 묘사했다고 한다. 뮤비 감독을 맡은 신우석 씨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며 “OMG 뮤비 속 이야기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전체 의혹제기에 힘을 싣고 있다.

    해당 내용을 포함한 네이버블로그 포스팅은 최근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회견 영상, 빨간표시 내 ‘오엠지 뮤비로 나 협박해서’라는 내용이 모자이크 처리된 증거 화면 캡쳐 @ 강기성 기자
    민희진 대표에게 협박한 문제의 글귀가 나온 카톡 영상 자료 @ 에펨코리아

     

    ② 두번째, 본 기자가 민 대표의 기자회견 유튜브 영상을 보다 발견한 또 하나의 명확한 근거

    회견 이튿날 해당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됐다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나왔다. 민희진 대표가 카톡 대화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 당시 1시간 27분 17초 부분을 보면 ‘오엠지 뮤비로 나 협박해서’라는 내용이 나와있었는데, 하루 뒤 해당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됐다. 하단 대댓글에서는 ‘댓삭됨요ㅋㅋㅋ’라며 이 사실을 재차 확인해 주기도 했다.

    민희진 기자회견 영상 유튜브 댓글 화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직접 화면 상 오류를 발견해 댓글로 남겨놓았다

    현상은 이면을 함축한다. 자본의 논리. 어떤 좋은 것이든 쓰레기에 넣으면 쓰레기가 되서 나오는 법. 돈도 마찬가지.

    누가 SBS, MBC같은 방송사에 의뢰해 이 같은 행각을 벌였을까? 누굴까? 누가 방송사를 움직일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을까?

    종합하면, OMG 가사를 통해 비춰진 단월드와의 연관설에 하이브 측이 상당히 민감해 하고 있다는 설명이 된다.

    ③ 셋째, 하이브와 단월드 간 관계에 대한 의혹을 받쳐주는 근거는 ‘이니셜’

    HYBE의 이니셜에 대한 해석이 그것. 앞서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가 ‘연결, 확장, 관계’를 뜻한다고 밝혔지만, 이니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게임 스타그래프트 저그 종족의 진화된 기지 이름, 혹은 ‘벌집’이라는 해석도 세간에는 있었다) 

    하이브는 2021년 3월 사명 변경했는데, 이전 brand 설명회부터 이상하게도 사명의 이니셜에 대한 설명이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각종 커뮤니티에 종종 질문이 등장했으나 구글검색 상 삭제 조치된 흔적 뿐이다.

    분위기를 뒤집은 기자회견 직후 ‘HYBE;Healing Yoga Brain Education’에서 나왔다는 여론이 급물살을 탔다. 단월드의 일본 이름 ICHLI Brain Yoga와 유사하기도 하고, 단월드의 CEO 이승헌(영문 llchi Lee)는 Brain education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더 정확한 퍼즐은 단월드 이승헌 CEO가 2018년 말 자사의 방송을 통해 HYBE(Healing Yoga Brain Education) 교육을 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던 대목에서 맞춰진다.

    일각의 민 대표의 브랜드 연루됐다는 주장과 관련해 그는 사옥 공간설계와 브랜딩만 맡았으며, HYBE 상표등록은 2019년 12월 18일에 올라왔다. 한마디로 민 대표와 현재 하이브의 행각 일체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한편 민 대표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하이브의 광신도적 행위를 주장했는데, 단월드의 마녀처형일은 해임 안건을 놓고 연 주주총회날인 4월 30일이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하이브 계열사 쏘스뮤직의 유일한 여자아이돌 ‘여자친구’가 무리하게 해체된 이유와 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본다. 


  • “인간이 만든 AI는 도구일 뿐 ‘공포’의 대상이 아냐!”- 기자協 2024 WJC

    22일 프레지던트 호텔 50여개국 언론사 한자리 AI 저널리즘 논의

    태국, AI 기술 도입 ‘착착’…국가지원과 언론사, 협조 분위기

    벨기에, AI 편리하나 편향과 사회 분열 조장할까 ‘우려’

    칠레, 가이드라인은 글로벌 동조…자체 모델은 궁극적 목표

    한국, 가이드라인 강조 “언론사 지향점 달라, 공용 안 될 듯

    2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2024 WJC(world journalistics conference) 2024가 열렸다. @ 강기성 기자 

    2024년 세계기자대회가 21일부터 26일까지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했다. 2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에서 9시부터 18시까지 진행된 행사는 두 개의 컨퍼런스로 구성됐다. 참가자는 53명. 첫 번째 컨퍼런스에서는 ‘전쟁 저널리즘과 세계 평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패널들의 의견이 논의됐다. 

    발제자로는 첸 잉춘(China Daily 기자, 중국), 노지원(한겨레 기자, 대한민국), 아눔 하니프( Hum news network 프로듀서, 파키스탄), 니콜라 스미스(The Telegraph 특파원, 영국)가 나왔다. 좌장은 이주희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 이어 컨퍼런스 두번째. ‘AI 저널리즘 시대 언론의 미래’를 주제 순서.

    박종률 우석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발제자는 펜소파 수콘타락(Thairath 선임기자, 태국). 엘레나 산체스 니콜라스(AEJ Belgium 회장 겸 기자, 벨기에), 레오나르도 카사스(BioBioChile 부국장, 칠레), 김민성(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문장).

    태국, AI 기술 도입 ‘착착’; 국가지원과 언론사가 협조 분위기

    태국 타이라스미디어 선임기자 펜소파 수콘타락은 AI 앵커와 인공지능 뉴스애니메이션을 소개하면서, “AI가 보도에 있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실 확인 및 분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독자 관심사를 분석해 웹사이트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태국 내 AI가 저널리즘에 끼친 영향으로는 ‘’2년간 1.5% 뉴스 읽는 시간 늘어나는 정도로 아직 미미하지만, 독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광고에 활용하는 콘텐츠 추천 AI와 새로운 이미지 파일을 생성하고, 검색해 구별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태국 언론사들은 AI 저널리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만들고 있다.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AI앵커가 국영 채널에서 공급받았고, 자체 제작은 아직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가 민영 언론사에 대해 적극적인 기술지원과 언론사 간 협조가 이뤄져 기술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기자대회에 모인 50여명의 참석자들 @ 강기성 기자

    벨기에, AI 편리하나 편향과 분열 조장할까 ‘우려’

    다음 발표자 앨래나 산체스(벨기에)는 ‘AI가 소프트웨어 퀄리티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다”며 기술이 가져다 줄 잠재력을 언급했다. 그는 “이미 46개국 뉴스폼에서 점점 활용하고 있으며, 팩트 체크 콘텐츠 개인 맞춤, 챗봇 등 인터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헤드라인을 추천하고 브레인스토밍에 활용할 수 있어 기자들 업무 시간을 단축해 주는 등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는 것. 이 밖에 170페이지 리포트를 써야 할 때, 읽어야 할 자료 방대할 때. AI가 요약해 업무시간을 단축하고 리딩 편집, 오류를 잡아내는 과정에는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으로 기자들이 적응하고 활용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 편향 문제를 꼽았다. “소수집단에 대한 편견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가 중요한데, 기술 개발할 때 10년 동안 남성 중심적 데이터를 가지고 훈련했다면. 비판적 사고를 못 해 편집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 또한,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킬 수도 있기에 AI 활용 역량 강화 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도 함께 겸양해야 할 것도 덧붙였다. AI 영상자료와 음성자료 활용 과정에서 딥페이크 기술에 대한 걱정도 말했다. 유럽에서도 허위 정보 문제가 퍼졌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경우 딥페이크를 활용해 허위정보가 나온 적이 있다. 또한 AI가 알고리즘에 영향을 끼쳐 가짜뉴스를 빠르게 퍼뜨리거나 여론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기에 민주주의를 저해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기자들을 채용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그는 기자들을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 ‘사람 기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 인간 기자들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AI가 획일적인 뉴스를 만들어 낼 수 있고, 2022년 젤렌스키에 대한 딥페이크 뉴스같이 정치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에 휴먼 스킬이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WJC 참석자 전체 사진 촬영 @ 강기성 기자

    시행착오 겪은 칠레, 가이드라인은 글로벌 동조, 자체 모델은 궁극적 목표

    이어 칠레의 레오나르도 카사스키 비오비오칠레 부국장은 “AI 저널리즘 도입 과정에서 자율적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자체적 모델을 갖추는 게 최종 목적이긴 하지만 현재는 구글의 새로운 가이드라인 정책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한 달 수천 건 이상 텍스트를 작성하는 건 영혼 없는 단조로운 문서들 뿐,. ‘필요한 데이터 접근이 아직 어렵다’고 현실을 말했다. 주로 기자들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속도를 내는 도구로 사용한다고 했다. 구글 SEO 접근 전략을 새롭게 모색, 독자들과 연결할 수 있도록 나름 언론인들이 AI 전략을 만들어 웹사이트, TV, 라디오에 도입 중이다.특히 쳇GTP에 질문하는 법을 필수로 배워 창의적 영감을 얻고 있고, 오디오를 텍스트로 변환해 속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뉴스레터 작성과 보도자료 처리에 사용하고 있다. 결과를 검증해야 할 것이 강조했다.AI의;의도치 않은 창의성으로 인해 독자의 신뢰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CMS(콘텐츠관리시스템)에도 사용, 기사 추출 요약 및 추가적 링크와 맥락 제공, 카테고리와 동의어를 추천하고 글쓰기를 개선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그는 ‘최근까지 타자기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등 각각의 기술 변화들은 당시에는 위협이었으나 저널리즘을 바꾸는 요소이며, 현재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AI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한 외국인 참석자가 질문을 던지고 있다 @ 강기성 기자

    한국 언론, AI 가이드라인 강조&언론사 지향점 달라…”공용 안 될 것’

    다음으로 나온 김민성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문장은 한국일보가 자체적 AI 준칙을 발표한 최초의 언론사라고 밝히며, 한국의 AI 저널리즘에 대해 말했다. 

    그는 ‘한국은 시간이 꽤 걸리고 있다. 동방예의지국으로 인간의 가지에 대해 아주 높은 스탠더드를 가졌다.언론은 기술이나 자동화된 기술들이 대체하지 말아야 하는 민주주의 보루. 국민들을 위한 수단. 같이 살아가야 할지 고민.발을 맞춰야 하기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한국일보 CMS 안에서 공식 AI어시스턴트를 개발해 뉴스 업무 전반에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기준을 세우기 위해 전 세계 유명한 보고서를 검토, 혐오와 차별 금지 치매 예방 등 20개 조항이 담긴 한국일보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유통하는데 한국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사 만든 AI 가이드를 재차 포털이 재검토하는 형태다.

    이어 나온 질의 과정에서 가짜뉴스 등의 AI 윤리 문제가 거론됐다. 바이라인에 AI 사용 여부를 병기해야 하는 등의 투명성, 특정 권력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지 전문적인 경험이 많은 저널리스트의 검열이 필요하다는 것. 주로 안전을 강조한 그는 설명 중 ‘공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언론사는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공용 가이드라인을 쓸 수가 없다’며 ‘언론사 각자가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한다’는 의견을 말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연예인 송중기가 JTBC 방송에 나와 방송 도중 ‘돈벌이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가상화폐 투자사이트를 공개하는 포스팅이 이슈가 됐다. 동아일보에서 한국은행에서 내린 방송을 받아 적어, 해당 언론사 기자가 투자했고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식의 교묘히 정보를 흘리는 방식의 뉴스 기사였다. 본 기자 역시 워낙 호기심이 많은 터라.실제로 웹사이트에 등록하고 전화를 걸어봤다. 카드사 연결이 되지 않았고, 동남아 콜센터 여직원은 계좌이체만 강조했다. 이상하다 싶어 판단을 유보했는데, 다음날인가 타 기사에 AI 영상을 이용한 사기 피싱이었다는 것. 그 후 해당 해외 콜센터 직원과 여러차례 통화를 나눠야 했다. 모두가 공감하는바 우리나라에 피싱 등의 사기 그리고 정치 여론몰이용 가짜뉴스가 판을 친 것이 현실이기에 AI저널리즘 도입 과제에서 모두가 신중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일보 패널이 말했듯 인간이 우선이고 민주주의 가치 보존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 도입 과정에서 안전은 당연한 선행조건이다. 그렇지만 AI 저널리즘은 피해 갈 수 없는 또 하나의 기술 진보다. 칠레 패널이 말했 듯 인간이 만든 기술은 당장 위협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AI는 결국 진보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인간이 창조한 대상이 인간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실제 아직 AI는 언론환경에서 기자들의 업무를 돕는 툴 역할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주에서 찍은 한 침엽수

    컨퍼런스에서 AI 저널리즘은 외국 패널들이 주로 말해주고 있었다 태국에서는 나라에서 AI 앵커를 기술적으로 보조하고, 언론사 간 새로운 문제에 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벨기에는 AI가 자칫 사회적 편견을 일으켜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을지, 남성 위주의 데이터 입력으로 인해 사회가 분열될지 우려하는 모습이 여실히 보였다. 기자들의 일자리 걱정과 함께 비판적인 사고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칠레에서는 언론사가 AI 도입과정에서 힘겨움을 겪었다고 인정하며 일단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 한번 멈춰 숨을 고르고 있다. 자체 제작이라는 목표는 당연히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마냥 생산되는 영혼 없는 기사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창의성에 대해 언급했다. 강조한 것은 ‘어떻게 질문하느냐?’, 이 부분이 청취자의 정곡을 찔렀다. 잊고 있었다. 질문은 인간만이 가능한 창의성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기술을 제대로 사용해 보기도 전에 가이드라인에 없는 인력 ‘몰빵’ 중이다. 그것도 이미 글로벌 기준이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세월호의’기레기’, 이태원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인들의 ‘의식과 사명’ 수준에 관해 확인한 바 있다. 더구나 코로나를 지나며 남은 건 오직 ‘안전’. 지금도 백신 피해자가 1만 명 넘게 나오고 있지만 ; 어디 제대로 보도하는 곳이 있을까? 한국일보 패널은 ‘공포’라는 단어를 썼다. 아마도 이런 일련의 과정이 무의식적인 배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안전’을 강조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소’는 상당수 도망갔다. 죄 없는 아이들이 죽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축복이라 할 수 있는 기술 진보를 코 앞에 두고도, 또다시 ‘안전’ 타령이다. 똑같은 사람이 사는 사회다. 지나치게 세분화시킨 가이드라인은 전혀 ‘안전’과 무관하다. 그야말로 무의미한 ‘통제’로 ’실체 없는 공포’만 반복될 뿐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가이드 라인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이미 모두가 따르고 있는 트렌드가 있다. 또, 우리나라 상황에서 포털이란 게 어차피 재차 검열하지 않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고 있다가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다. 또 그는 저널리즘에 대해 우리 언론사는 지향점이 다르다. ‘공용 안 될 것 같으니, 자체적으로 만들 것을 권유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역시 마음에 상당히 걸렸다. 현실 같기도 했고, 세계기자대회에서 우리 저널리즘의 수준을 드러내는 말 같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분열된 사회와 이것이 투영된 그의 언론 세계관을 무의식 중 나타낸 것 아닐까?. 그것도함께 해보자고 모인 50개국 기자들 앞에서.대기업 중심, 실상 ‘갑’인 포털과 여기서 매겨지는 광고단가, 실제 AI 필요 없이 사람에게 검열돼 나오는 기사들, 국내 언론 바닥을 꽤 오랜 기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저널리즘’에 대해 할 말이 상당히 많지만, 주제가 AI인 만큼 논점 일탈은 그만. 하지만 이는 ‘본질’이라 생각한다. 아직 자체 언론사에 해당 서비스 기술을 사용할 처지가 아닌 터라 여기까지 정리하기로 한다.


  • [Special Report] 국민 ‘개인정보’ 움켜쥔 삼성카드, 내로남불 式의 ‘돈벌이 메커니즘’

    유독 카드대납에 까탈스런 카드사 삼성, 단카・장카 대출에는 열린 마음…왜?

    삼성 “주민번호를 고유 CI번호라 명명, 네이버와 카드사, 이통사나 유통기업간 고객정보 유통”

    신용점수 떨어지면 버려지는 개인정보, ‘마케팅’ 단물 빠지면 돈 빌릴 곳 없는 국민들

    올해 1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의날 현장 @ 강기성 기자 

    우리 국민들 돈 빌기도 어렵지만, 빌리기도 까다롭다. 왜냐? 개인정보와 이를 쥐고 흔들고 이용해 먹는 금융사, 그 중 대표적 여신금융을 다루는 카드사 때문이다. 다들 삼성, 삼성하는데,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삼성공화국이라서 그런지 실생활 과정에서 자꾸 이 그룹사가 걸린다.

    언론사 운영 중 초기라 일부러 광고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업자금을 마련하고자 카드대출을 사용하게 됐고, 생전 처음 단기카드대출, 그리고 이곳저곳 카드사 돌려막기, 장기카드대출까지 이용하게 됐다. 소득이 증명이 되지 않으면 아예 우리나라 정부 기관은 기본으로 ‘팽’이고, 민간 사금융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대부분 돈 없는 국민들이 찾을 수 밖에 없는 카드사. 삼성카드, 국민 돈으로 낸 당기순이익으로 마케팅 그리고 상환은 ‘철저’…’내로남불!!”

    마침, 삼성카드 연체 300만 원이 돼, 카드 대납 서비스를 알아보게 됐다. 이 과정에서 꽤 소위 언론사들이 말하지 않는 정보(나만 몰랐나?)를 수집하게 됐다. 개인정보 관련 기자가 직접 겪은 단독 에피소드는 덤이다. 카드 대납 업체는 수수료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카드 연체 비용을 대신 납부해주고, 돈을 고객에게 받아 남는 ’수수료’, 이 과정에서 상품권 매매, 등록대행 등의 절차가 수반된다. 연락해 본 업체 기준 법정 최고 금리 기준 300만 원 서비스에 수수료 17%, 200만 원에 18%, 그 이하는 20%의 수수료를 뗀다. 말을 잘하면 12%까지 낮출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한 절박한 사람입장에서 당장 수수료 비중은 중요하지가 않겠지만, 지적하고싶은 것은 돈 움큼을 쥐고 있는 대기업이나 정부 기관이 국민들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웃기는 기업은 바로 삼성이다.

    기자 삼성 갤럭시 폰 화면 캡쳐, 왼쪽부터 삼성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앱 화면 @ 강기성 기자 

    대납업체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등 은행을 낀 카드사의 경우와 달리 삼성카드는 이 같은 민간 카드대납을 아예 못 하게 막아놨다. 자기들은 카드 써 주십사…. 연예인과 방송, 언론사 등 마케팅에 순이익을 도로 퍼부어 시중 돈을 죄다 끌어모으고는 상환 루트는 가장 까다롭다. 소위 금융전문가들이라 자칭하는 그들이 이 과정을 모를리 없다. 여느 카드사와 다른 ’철저함’이 삼성을 업계 내 고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보인다. 박수쳐 줄 일이다.

    하나 더, 작년에 삼성카드를 대변하는 언론홍보팀으로부터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를 하나 추가해 보고 싶다. 기자는 카드 결제를 해달라고 연락 오는 AI 상담사가 좀 짜증이 났다. 자기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피드백이 전혀 없으니까 말이다. 연체 직전 걸려 온 전화에 신경은 뚝뚝 끊겼고, 중간에 끊으면 다시 고객센터로 연락해야 하니, 급한 마음에 호흡만 가빠졌다. 그래도 기자 신분이라 ‘갑질이나 해볼까?’하고(농담이다) 삼성카드 홍보팀에 AI 상담사를 사람이 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없겠느냐고 취재를 동반한 전화를 걸었다. 작년 3월 당시 언론홍보직원은 ‘시스템상 어쩔 수 없다. 다만 실무진에 전달하겠다’며 ‘다음 달에는 의견이 반영될 것’이고만 했다. 전화를 끊으려고 하길래, 너무 의아해서 다시 물었다. ‘그냥 된다고요?. 제 생년월일을 어떻게 알고…’

    그는 “삼성 직원이기에 도와줄 수 있다. 핸드폰 번호가 통화 상 남아 있으니 그걸로 조회, 등록 의뢰하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핸드폰 번호가 등록이 되어 있으면, 고유 CI값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전환 할 수 있다’며 ‘주민번호같은 경우는 수집ㆍ조회 금지 되어 있고, 활용도 못하고 삼성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부적으로 삼성카드는 고객 정보를 조회할 때 주민번호를 전혀 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정확한 워딩으로 카드사 직원은 고객 핸드폰 번호만으로 고객 CI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여기서 고유 CI(Connecting Information)이란 주민번호를 대체하는 값으로 포인트 전환, 가맹점 할인 같은 이마트, 신세계, 쿠팡 등 주요 IT 대기업이 수집한 고객정보를 유통루트에 활용하는 수단이다. 이들 업체들이 돌리는 고유 CI값이 주민번호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와는 상관이 없을까?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고 일방향 암호화 시켜 완벽 복원은 불가능하지만 기술적으로 역추적하면 주민번호와 1:1 맵핑이 가능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있다. 다시 말해 고객이라 이름붙인 고유 CI값이나 대한민국 국민의 주민등록번호나 동일하다는 말이다. 앞서 비즈니스를 위해 카드사, 통신사, 공동인증기관 등 본인인증확인 기관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사업자와 회원들에게 본인 확인도 거치치 않고 일괄 뱐환에 제공해 문제가 됐다. 결론은 개인정보의 행안부와 고객 정보 활용 쪽의 금융위 중 후자의 손이 들려, 현재의 마이데이터와 같은 서비스가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논란되는 규정을 통과시키는 하나의 절차인 규제샌드박스를 거쳤고,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과 같은 카드사와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IT 대기업 나아가 이마트, 신세계, 쿠팡, GS와 같은 유통대기업 들이 국민들의 주민번호를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무늬만 변환해 놓고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는 것. 카드업계 내에서나 사용 주체인 국민들을 상대로 한 자금운영방법 그리고 홍보 능력 등 전반을 내려다보면 이 단어가 ‘딱’이다. 삼성카드의 전신은 모기업 대주금고의 불법대출 사건으로 타격을 입고 1988년 6월 삼성그룹에 인수돼;현재에 이른다.

    개인정보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결국 당신 건강만 해칩니다’

    그 때 확실히 알았다. 우리가 각종 보안을 통해 보호받기를 원하는 개인정보. 삼성 같은 대기업과 정부는 모두 알고 있다. 개인정보는 소중하다. 하지만 동시에&기업들 입장에서는 돈벌이 데이터다. 사실 우리의 개인정보는 기업체들이 수익을 위해 가지고 놀다, 퇴색되면 버리는 장난감이다. 이를 수집해 돌려먹고 단물 빠지면 버려진다. 단물은 우리의 소비여력이고, 그 지표는 신용점수다. 금융사는 고객데이터를 매개체로 자기들끼리 모두 연결돼 있다. 흔히 우리가 금융사가 제공하는 할인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포인트. 이것 역시 공짜는 아니다. 여기에 등록된 개인정보를 가지고 기업은 마케팅도 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한 소비자 심리도 연구한다. 몇 원 안 되는 포인트 얻겠다고 우리는 어디에도 알려주지 않는 개인정보를 제공, 기업과 기관에 ‘탈탙’털리다 신용 떨어지면 내쳐지는 것이다. 기자는 가급적 포인트 등록 안 한다. 정보 가지고 카톡과 전화 배터리와 내 신경만 피곤해질 게 뻔하므로, 이 간단한 도식을 알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그룹 사옥 모습 @ 강기성 기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맞는 말이지만, 이상하게 기업이 상품 팔아먹으려고 포털이나 TV 등 각종 매체에 흘리는 문구에 조종당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맞다. 네이버나 각종 언론에 도배;대부분의 콘텐츠 뒤에는 자본의 의도가 없는 경우를 기자는 거의 못 봤다. 혹여나 피할 수 없다면, 나처럼 따져 묻어 알아내거나, 아니면 피하면 된다. 경험 상 어려울 때, 특히 돈 떨어지면 도와줄 수 있는 곳은 가족, 친구나 지인 외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는 것이 힘’이라는 진리다. 이런 일련의 카드사나 마케팅 등의 개인정보를 이용한 행태를 피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면, 적어도 알아야 하지 않겠나? 알아야 타이밍 맞게 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래야 신경도 살아나고 건강도 선택할 수 있다. 종합해 보자, 개인정보 보호한답시고 너무 애지중지 마라, 개인정보 가지고 보이스피싱 올수 있다? 과연 얼마나 전화 올까? 기자와 같이 돈이 급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는 경우에나 불법업체에 정보가 넘어가면 사기를 의도한 연락이 올 수 있겠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2024년을 살아가는 대다수는 먹고살수 없는 상황에 몰리지 않는 한, 이런 전화 피할 수 있다.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은 인지능력 있는 우리가 알아서 챙겨야 할 일…)그리고 그런 사기는 정부가 수조 규모로 떼가는 세금으로 구제해야 할 몫이다. 정작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구제해야 할 주체는 바로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와 우리가 평생 저축한 돈으로 먹고사는 금융기관이다. 소득이 없으면 절대 돈을 빌려주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합법적인 사기집단 아닐까? 구더기 무서워서 장 안 담글까? 적어도 이 글을 보는 이는 그런 짓 말았으면 한다. 장담한다, 이미 다 털렸다. 개인정보 가지고 당신을 이용하는 주체는 사실 당신이 돈을 지급, 이용하는 삼성・신한・국민・우리 같은 금융사와 정보를 이용해 마케팅하는 대기업들이다.

    웃기지 않나?; 좁혀보면 당신 정보를 가지고 당신에게 마케팅하고 있으니 말이다. 당신이 돈이 떨어지면, 정보는 가치를 잃는다. 그리고 당신은 차갑게 버려진다. 정부는 동시에 하품 하기에 들어간다. (거짓말 같나?) 선택은 소비자인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삼성카드와 같은 민간금융기관 그리고 세금으로 정부를 먹여 살리는 주체라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위 내용을 토대로 삼성카드 관계자와 통화를 여러차례 시도해 봤으나 예전과 달리 연락이 닿지않았다.


  •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징이 드러낸 인간과 자연의 대립 그 속에 쓰레기는 누구?

    베니스 국제영화제 작품상, 부산국제영화제를 거쳐 우리나라에 소개된 일본 작품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한 지역 마을에 글램핑 야영장을 건설하겠다는 주민 설명회가 열린다. 이후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 현장을 잘 아는 똑똑한 지역 주민과 책상 앞 돈 계산만 하던 기업 자본가와의 대립 구도가 큰 그림이다.

    한 쪽은 자연과 순수의 형태를, 다른 한 쪽은 이익과 탐욕, 철저한 ’악’이 바탕이 된 인간상 간의 대립이다. 진실은 엄연히 존재하나 이익에 눈먼 인간의 탐욕이 결국 생명을 죽인다. 주인공은 야스무라 타쿠미(오미카 히토시), 그의 딸 야스무라 하나(니시카와 료), 연예기획사 소속 개발분야 직원 타카하시(코사카 류지), 요양보호사였다가 기획사에서 업무를 맡은 마유즈미(시부타니 아야카) 등이다. 간명한 메시지에 단순한 줄거리다.

    도쿄 근처 한적한 시골, 글램핑장을 건설하겠다고 코로나 보조금을 노린 그것도 연예기획사, 지역개발과 아무 관계도 없는 사업체 하나가 먹구름을 몰고 온다. 업자들의 논리는 지역이 개발되면 인구와 일자리 늘어나니 서로 좋은 게 아니냐는 것. 보조금 수취를 위한 ‘쇼’같은 설명회에서 회사 소속 2인(타카하시, 마유즈미)은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에게 얼토당토한 소리라며 호되게 당하고 배운다. 결국 월급쟁이 신세에 업자 측은 ‘쓰레기’라며 마유즈미의 넋두리가 나오고, 다시 술 한병 사들고 설득하겠다고 찾아가지만, 타이밍과 자세가 필요한 장작패기 기술만 배우고 또 다시 예우와 정신을 차린다.

    주인공 야스무라는 직원을 상대하다가 딸의 퇴교를 챙기지 못하고 총에 상처가 난 사슴 뒤를 쫓다가 설원 한가운데 코피가 난 채 누워있는 걸 발견하고 만다.. 무표정의 야스무라는 직원의 목을 졸라 버린 뒤(죽이진 못한다) 딸을 안고 숲으로 사라진다. 영화는 상징이란 점을 사용해 선을 만들어간다.

    대표적인 상징물이 ‘사슴’이다. 먼저 사슴은 주인공과 그 딸을 직유하고 있다. 자연 속 순수함을 나타낸다. 자연에 속한 사슴이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총에 빚 맞았을 때 죽을까봐 두려워서 아니면 새끼가 죽거나 다쳤을 때 두 가지라고 한다. 사실 그것도 편견일 것이라는 게 주인공의 말. 도시에서 재미 좀 보자고 내려오는 사냥꾼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역시 인간의 ‘악’을 상징한다.) 인간의 재미와 쾌감을 위해 시간과 흐르던 자연은 생기를 읽고 사라져 간다.

    ‘물’ 역시 중요한 흐름의 단서다. 설명회에서 마을 이장은 중요한 자연의 섭리 한가지를 설명한다. 상류에서 물을 흐려 놓으면 하류가 망가진다는 것. 위정자나 자본가, 즉 사회 결정권자들이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하류에 있는 대다수의 서민들 그리고 자연이 훼손된다는 것. 몇 안 되는 몰상식하고, 이익만 쫓는 영화가 말하는 ‘쓰레기’들이 이상하게 성공한 자리에서 올라가 ‘악’에 영혼을 바치고 전체를 흐린다.

    얼마나 재미가 없으면 ‘마약’이란 것도 한다. 누리고 즐거운 것도 모자라 무언가를 파괴하고 중독에 빠져 스스로 자멸하는 모양새. 문제는 책임지고 감당해야 하는 쪽은 항상 피해자. 힘없는 대다수의 약자라는 사실. 비슷한 맥락에서 인간의 ‘악’과 자연의 ‘순수’함 간의 대립구도가 작금의 지구 환경까지 기울게 만든 게 아닐까? 지금의 기후나 환경 문제 역시 맥락이 통한다. 좀 더 돈 벌자고, 조금 더 편하게 살겠다고, 그것도 일부, 극히 일부 쓰레기 때문에 전체가 망가진다. 자연과 이를 해쳐 돈을 벌어보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혼재돼 ‘악’이라고 표현돼 있지만 사실상 ‘악’은 엄연히 존재한다. 반어적인 표현인 듯.

    기자가 바라 본 자본을 위시한, 인간의 욕심 자체가 어쩌면 악의 근원이다. 하마구치 감독은 ‘자연에는 선과 악 그리고 정의가 없다. 악은 어디에든 존재하지만 이러한 통념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를 보기 전, 제목에 나름 기대가 됐다. 그래도 ‘선’이란 것에 좀 더 기울고자 했다. 하도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봐서 말이다. ‘악’에 대해 또 다른 해석이 있을까?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같은, 좀더 강화된 확증을 가지고 나왔다.

    영화는 자연을 상징하는 ‘숲’에 두 마리 상처입은 ’사슴’이 거친 숨소리로 잦아들면서 안기 듯 끝난다. 인간의 생을 관장하는 산소, 이를 생산하는 주체는 나무 그리고 전체인 숲이다. 그 안에 있어야, 숲이 살아있어야 인간이 숨을 쉴 수 있다. 며칠 전 목이 심하게 아팠다. 이상하다 싶어, 일기예보를 봤더니 중국에서 날아온 초미세먼지가 심각하게 서울 공기를 흐리고 있었다. 제대로 된 숨을 못 쉬게 돼, 온전히 산소를 못 들이마시니 당연히 통증이 수반된다.

    이 당연한 원리를 훼손하고, 돈과 욕심으로 바꿔치기 하는 일부 ‘쓰레기’가 이 사회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악’의 근원은 사실 몇 안 될 것이라고 기자는 본다. 경험한 세상과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았다.. 4계절이 뚜렷한 가보고 싶은 나라 ‘1위’인 대한민국에 산소를 못 돌게 하는 일부 자본가와 위정자 그리고 숨은 세력이 전체 사회를 구성하는 멀쩡한 혈관에 무리를 가져와 국민들이 염증과 피를 내는 불균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래본다. 


  • [Special Report] 삼일교회에 여전히 드리운 그림자…”교인 쫓아낸 교회 리더십” (ft. 영화 ‘밀양’)

    송태근 목사, 괴물이라 언급해했던 팀 간사의 리더십?, 한 성도 옳은 목소리에…목사 2인, 3차례 상담 끝 

    “사과 안할 거면 나가라” 6개월 간 성도, 거취 잃고 헤매다 찾아간 교회 행정실 13년간 기록 소멸・제명

    “여신도에 성폭력 가했던 전임 목사…교회 직원인 목사, 스스로 교인 ‘위’라 여기는 행태 교회에 그대로 남아”

    A씨 “나 홀로 회개하면, 하나님이 용서하나…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용산구 숙명여대 근처 대한 예수교 장로회 삼일교회 전경 @ 강기성 기자

    송태근 목사가 재직 중인 대한 예수교 장로회 삼일교회에서 부목사가 13년 된 교인을 쫓아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작년 8월 청년부에 속한 한 교인이 팀 활동 과정에서 간사라고 하는 교회 직분 ; 리더십(?)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그해 10월 20일 제적에서 제명당하고 말았다.

    스토리는 이렇다. 해당 청년은 몇달만에 취직했다는 기쁨에 50명 가량 되는 팀 카톡방에 함께 볼링을 치러 가자고 의견을 올린 뒤 일련의 사건이 발발했다. 팀원들과 사전 조율을 거쳤으나 팀 리더가 있고 절차라는게 있겠다 싶어 청년 A씨는 간사 B씨에게 다음 팀모임 자리에서 따로 리더가 팀원들에게 제안을 하기로 연락해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B씨는 모임자리에서 이를 말하지 않았고, A가 왜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B를 임명한 부목사 김성헌 씨가 등장한다. 그는 3자 대면을 한다면서, 계속해서 간사 B에 A가 무조건 복종할 것을 강요했다. 그러면서 팀 활동을 하되, 숙고의 시간을 보내라는 통보와 함께 그날 팀카톡방에서 A는 강퇴당한다.

    재차 연락을 취하다 10월 초순 경, 용산 숙대 근처 교회 회의실에서 만난 세 사람. A는 다만 교회를 다시 다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몇 주 교회를 떠돌다 다시 자리를 청해 만난 김 목사는 A에게 “교회를 다니려거든 새신자교육을 다시 받든가 아니면 다시 교회 명예가 관련된 리더십의 말을 듣겠다는 취지의 서약서에 서명하라”고 했다. 사실상 ‘서명을 하지 않으면 교회를 다시 다닐 수 없다”는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하는 ‘갑질’; 행태였다. 당시 정든 교회를 계속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울며 겨자먹기’; 서명을 한 A, 그러자 그 자리에서 B는 갑자기 “감정상 피해를 입었다”, “연락을 하지 말라”며, 사과를 요구한다. ‘사과할 것이 없다’는 A에게 김 목사는 대뜸 사과를 하지 않으면, 이 상황은 끝나지 않는다. “상위 리더십에게 보고 해야겠다”며 약속을 철회했다.

    결국 A는 10월 20일부로 교회에서 제명됐다. 2008년부터 7년간 중등부 교사 봉사활동을 했으며, 청년부 활동 기록은 모두 교적에서 사라졌다. 이후 개인정보와 명예회복을 위해 다시 교회를 찾은 A. ‘용서’를 강조하는 미국 외부 목사 설교에 다시 김목사가 ‘변했을까’하는 기대에 찾아갔지만, 그는 다시 상위 리더십이라는 또 다른 목사 양석효 씨의 연락처를 준다. 며칠 뒤 연락이 닿은 중간권위의 목사 양 씨는 통화를 통해 자초지종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사고를 친 것은 A이니, 사과할 것을 또다시 요구한다. ‘못하겠다’는 A의 대응에 연락은 ’두절됐다’. 당황한 A는 몇 주 타 교회 예배를 다니다, 올해 3월 다시 삼일교회 행정실에서 자신이 기록이 모두 삭제됐고, 초신자 4주 교육을 다시 받아야 교인 자격이 주어진다는 그야말로 황당한 답변을 듣게 된다. 2023년 4월 21일 그래도 개인정보가 중요한 사회에서 기록 정도는 회복하겠다고 다시 교회를 찾아간 A는 이전 함께 활동했던 성도이자, 현재 장로 직분인 E 씨를 만나 그 간 이야기를 털어놓게 됐다. 지인인 장로 E 씨는 ‘구제가 가능하다’, 양측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교회 윤리위원회를 통하면 잘못이 있는 쪽 근신이나 제명 등의 ‘처벌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후 관계된 직분의 장로와 연락을 취한 뒤 정식 절차를 밟기로 했다.

    A씨가 교회에서 제명당하고 송태근 담임 목사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소개받은 주소로 보낸 메일 내용 캡쳐 A씨가 교회에서 제명당하고 송태근 담임 목사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소개받은 주소로 보낸 메일 내용 캡쳐

    삼일교회에 대하여

    이 곳 송태근 담임목사는 예전 강남교회 출신이다. 원래 개척 목사는 전병욱이라는 현재 홍대새교회 목사다. 익히 알려진바 여신도를 대상으로 성폭력을 일삼다, 13억이라는 전별금을 쥐고 당시 부패한 한기총의 비호에 숨어 쫓던 부목사 몇을 데리고 현재도 목회 중이다. 청빙을 통해 담임목사직에 오른 송태근 목사는 전임 목사가 만들어 놓은 간사 위주로 구성된 팀 체계에 대해, 교회에;하나님 외에 권위는 없다. 교회의 주인은 성도다. 모두 낮은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간사라는 직분은 어쩌면 괴물을 양산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설교를 한 바가 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A는 고백한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회 목사라는 직분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말이다. 설교? 말씀을 전달하는 그들의 삶은 어떤가? 그들이 받는 월급은 교인들의 피와 땀으로 번 헌금이다. 교회 재단 역시 교인 헌금으로 운영된다. A는 “목회자가 말씀의 10%만 살아내도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삼일교회 행정실 직원, 행정 대표 목사 모두 하나같이 자신들이 만든 목사 권위를 지키겠다고 A와 대화를 거절하고 일관된 침묵과 거짓을 반복했다.

    대표적인 기독교 교리는 다음과 같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 22:37~40).

    이 사회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언어는 ‘돈’이다 월급 받지 못하는 목사가 목회할 것 같은가? 급여는 어디서 나오나? 땀 흘려 모은 교인들에게서 나온다. 일하지 않으면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마땅하다. 어렵게 번 교인의 돈을 받아, 자신의 지위에 해가 될 것이라는 욕심에 교회가 말하는 ‘죄’를 명확히 저지르고, 그것도 모자라 의무인 교인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가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어리석음과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일에 대한 의도적 ‘태만’은 어쩌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죄악이 아닐까? 김 목사를 비롯 일부 목사들이 모토라 말하는 ‘희생’과 ‘섬김’은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을 향하고 있다. 간사와 성도를 구분하는 것도 웃기지만, 한쪽을 정죄하고 판단해 내쫓는다. 결국 걸리적거리는 무언가를 내치는 명분, 자신을 위한 게 그들이 외치는 ‘주님의 사랑’인가? 기독교의 이 같은 고쳐지지 않는 잘못된 신앙에 대해 고발한 영화 ‘밀양’을 소개한다. 상황이 거의 들어맞는다. 목사와 교인들의 ‘회개’를 빙자한 합리화에 대한 내용.

     영화 ‘’밀양’의 한 장면

    주인공 이신애(전도연 분)는 밀양에 정착하여 살고자 했지만, 유괴범에게 아들을 잃는다. 우울증과 경계심만 극도로 오르고, 교회가 말하는 용서를 하러 유괴범에게 찾아간다. 유독 편안한 모습의 유괴범 왈 ‘나는 이미 하나님께 용서를 받아 마음이 편안하다. 주인공은 교회에 가서 십자가를 보며 의자를 꽝꽝 내려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용서를 해요? 용서하고 싶어도 난 할 수가 없어요. 그 인간은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데,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데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그 인간을 먼저 용서할 수 있어요?”

    A는 ‘10여 년 전 성도를 성적으로 폭행했던 전임목사나 지금 성도를 내쫓은 목사나 사실 다를 바 없다. 거짓과 죄에 경중은 없다. 사회에서 형량이나 비교 대상일 뿐, 그 피해를 받은 사람에게 어떤 상처가 주었는지 둘 다 모르는 건 마찬가지. 이 썩은 교회 내 오랜 역사가 2024년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걸 자신들을 아직도 모르는가?….’라고 전언했다.


  • [단독] 고물가원인, 대형마트-도매법인과 혈세지원 농림부…’사라져가는 소매상과 농민’

    ‘물가걱정’ 윤석열 대통령, ‘대파가격 875원?’…마트는 정부지원금과 금융보조

    도매법인, ‘이윤독식’ 농민과 중도매인 ‘나락’…수익은 재벌 대기업 배당

    대형마트 물량 필요 시 자유경쟁시장 망가뜨려…소매상 경쟁 못해, 10년전 10% 수준

    지난 달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채소 물가 현장 점검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사진=대통령실통신사기자단〉

    물가가 난리다. 얼마전 대통령 대파가격 소란이 있었다. 대파 가격이 급등하자 윤석열;대통령이 나서 875원이 적당하다고 했는데 이는 극히 일부 대형마트 이야기다. 시세는 3300원, 마트 권장소매가는 4230원이다. 정부지원금 2000원, 농협 할인 1000원, 정부 할인쿠폰 30%(375원)을 제한 값이다.

    그렇다면 실제 대파같은 농산물 가격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농산물 가격구조, 유통과정 중 두배넘게 빠져나가는 이유. 사과 하나가 생산된다고 하자. 농민들은 이를 경매시장에 내다판다. 청과도매법인에 속한 경매인이 모든 재화를 수집해 중매인인 도매상(중도매인)에게 넘긴다. 경매를 주도하는 도매법인 내 입점해서 일하는 도매상은 다시 이를 마트 등 소매상(마트나 백화점, 일반점포)에게 넘겨 소비자에게 도착한다. 생산자인 농민이 가져가는 돈은 얼마 안된다.&nbsp; 도매법인이 위탁수수료와 자기들이 정한 기준가와 낙찰가 차이를 가져간다. 다시 상하차 수수료를 얹어 소매상에게 전달되고, 거기서 이윤을 남기면 소비자 가격이 된다. 

    @ 시사기획 ‘창’ 유튜브 화면 캡쳐

    참고로 지난 KBS 시사기획 <창> 내용을 되짚어보자.세금을 들여 만든 32곳의 공영도매시장. 이곳에는 도매법인이 농민들의 유통을 독점해 위탁 경매형식으로 중도매인들을 상대로 최고가를 매겨 판다. 소속 직원인 경매사마다 가격이 3배 가까이 들쭉날쭉한다. 순식간에 책정이 이뤄지므로 제 가격을 받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프로그램 내용에 따르면 감자 한박스를 경매에 붙여 팔아보았는데, 2만8000원을 받았지만 같은 날 소비자가격은 5만8000원이었다. 농민이 가져가는 원가보다 2000원 더 높은 가치가 유통과정에서 빠져나간 것.

    이마저 공제빼면 남는 게 없다. 직접 배추 402상자를 판매한 결과 판매금액 276만6600원 중 운반비 40만5450원, 수수료 18만7898원 하차비 1만4740원, 조합료 5만5332원으로 공제액이 66만3420원(23%) 빠져나갔다. 1차 유통비용이 빠지고 실지급금액은 210만3180원이다. 인건비 등 생산자 비용 제하면 농민은 거의 밑지는 장사다. 경매마저 이뤄지지 않으면 거의 25%가격에 떨이식으로 팔아버리거나, 자식처럼 가꿔 키운 농작물을 땅에 묻어버려야 한다. 

    경매사가 일부 중도매인과 담합?…자본가 금고에 농민・중도매인 피땀

    순식간에 이뤄지는 경매과정에서 응찰하는 중도매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도록 해 놨다. 한 중도매인협회장은 ‘제일 빨리 누르는 사람부터 최고 고단가를 제시한 분도 나오는데 경매사가 그걸 알면 특정인한테 물건을 줄 우려가 있다’며 “당사자 중도매인하고 사전얘기가 됐죠. 됐겠죠. 그게 비리의 온상인거죠’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서울 가락시장의 5대 도매법인의 주인은 농업과 관련이 없는 기업과 사모펀드 등의 자본가들이다. 그래서 이 같은 부조리가 반복되고 있다. 농민과 중도매인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일삼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농민과 중도매인들이 빚더미에 올라안고 죽음을 선택한다) 그렇게 얻은 수익은 80%이상의 배당을 통해 대주주 금고에 쌓인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중앙청과 경매도매법인을 소유하고 있는 용산구 소재 아모레퍼시픽 @ 강기성 기자

     

    현재 가락시장에는 서울청과(고려제강), 농협공판장(농협중앙회), 중앙청과(아모레퍼시픽), 동화청과(신라교역), 한국청과(코리아홀딩스-사학), 대아청과(호반건설) 6개 경매 도매법인이 있다. 이들 법인들 통한 거래물량이 가락시장 거래량의 90%, 4조에 이른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문제는 대기업과 정부다. 자유경쟁이라는 불가능한 명제를 기반으로 마트와 백화점 등의 대기업들은 규모를 기반해 소매인들의 생활기반을 빨아낸다. 정부는 매출 50억을 넘기면 농림식품부 농축산물대전 지원금을 준다. 대상은 앞서 경매장을 운영하는 도매법인들과 마트와 백화점을 경영하는 재벌그룹들.

    대한과일협회, ‘정부지원 업은 마트’ 물량 독점에 소매상들 설 자리없어

    <The Mess>는 대형마트 행시기간 도매법인들이 가락시장에서 농민들과 소매상들에게 벌이는 작태를 고발하는 대한과일협회장의 제보를 받았다. 대형마트에서 할인행사가 예정되면, 도매법인 직원인 경매사들은 평단가보다 높은 경매가를 통해 낙찰을 한다. 되짚어보자면 도매시장은 물가가 결정되는 곳이다. 청과 5개 도매법인이 생산자(농민)으로부터 새벽 트럭으로 농산물을 받아서, 경매시장을연다. 도매상(중도매인)에게 넘기는데, 마트 행사가 있을 경우, 이상기후가 돈다.

    마트 측은 중도매인에게 기존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해달라고 주문을 넣는다. 그럼 해당 중도매인은 경매에서 낙찰을 받게되고, 높아진 가격으로 그 상품의 소비자가까지 이어져 물가에 반영된다.

    마트가 올린 가격떄문에 소매시장이 대부분이 파이를 차지하는 소매상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간다. 1000원에 가져가도 될 것을 마트가 올려놓아 1300원에 사가야 하고, 더구나 마트는 그 가격에 팔지도 않는다. 마트에게 생활필수품목은 일종이 미끼상품이다. 마트에 가서 생필품만 사는 소비자가 있을까? 인간의 시각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55%가 넘는다. 곧 한가득 장바구니 소비가 벌어진다. 이런 대형마트의 이기적인 마케팅 행태로, 결국 외부 소매상들만 죽어나가게 된다.

    김지훈 대한과일협회장은 “10년전에 비해 가락시장에 물건 사입하러 오는 소매상들의 숫자는 1/10로 줄었다. ‘다 망했단’ 소리다”며 “유통에 진입한 대기업에서 떼가는 물건은 실제 얼마되지 않는다.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들의 폐업만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4월 9일 현재 가락시장 모습 @ 대한과일협회

    협회에는 현재 약 1000개 소매상들이 이와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협회장은 정부지원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농림식품부는 농축산물대전 지원금을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지원한다. 매출 50억원이 넘는 재벌기업 계열사가 해당된다 이 지원금으로 대기업은 미끼상품으로 마케팅해 돈 되는 주력 상품 팔고, 그마저도 지원금으로 손해도 보지 않는다. 소매상들이 가락시장에서 떼 오는 것보다 마트 할인행사에서 사는 가격이 더 싸, 허를 내두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전언이다.

    기자의 해석 – 수요가 아무리 많아도 공급이 풍년이라 넘쳐나도, 중간 유통단계에서 가격을 쥐고 조작하면, 쉽게 말해 콜레스테롤로 혈관이 막혀 피가 돌지 않아 전체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그림이라면 이해가 쉬울까 싶다. 우리가 실제 싸게 먹어야 할 남은 신선한 피(식재료)들은 모두 폐기 처분된다. 돈이 한 곳으로 뭉쳐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회의 혈압은 상승한다. 모두의 건강은 피폐해진다. 아는가? 노화는 병이다. 농민들은 공들여 키운 쌀이나 과일, 채소들이 제값을 못받으니 결국 갈아엎고 만다. 물량이 넘쳐나 창고에서 썩어가도 그냥 놔둔다. 돈을 벌기위한 일종의 담합과 착취. 자본주의 사회의 이런 부패된 시장구조는 전체를 망가뜨린다. 식품 뿐 아니다 백화점이나 마트 대형창고에 온갖 옷이나 식료품들은 재고가 다 어디로 간다고 생각하는가? 쓰레기 양산 기후문제의 근원지가 바로 여기가 아닐까? 대기업의 정보독점과 보안을 빙자한 비공개가 일차적 원인이다. 일단 모두 알아야 대책이 나온다. 


  • [기고] 우리는 왜 배달민족이라 하는가

    신광철 작가. 한국학연구소장

    배달민족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한국인들은 자신이 배달민족, 배달의 후손이라고 하고 배달의 기수라고 하면서 배달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 ‘배달이 무슨 뜻이지요?’라고 물으면 난감해 한다. 의미를 모르고 쓰기 때문이다. 배달 민족이라는데 배달의 의미를 모른다. 짜장면 배달을 빨리하고 퀵서비스를 잘하는 배달문화가 발달해서 배달민족인가. 우리는 의미도 모르면서 사용하는 말들이 있다. 그것도 제법 많다. 놀라운 것이 있다. 우리나라 이름이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크다는 대(大)자와 민주공화국이라는 의미의 민국9民國)을 빼면 남는 것이 있다. 

    나라 이름인 한(韓)이다. 나라 이름인 한(韓)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국인들에게 물어 보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통령도 모르고,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도 모르고, 나라의 홍보와 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부서의 장관도 모른다. 배운 적이 없고, 가르친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 자신의 나라 이름의 의미도 모르고 사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 정말 안타깝다.

    배달민족이라고 할 때 배달은 ‘밝달’에서 왔다. ‘밝달’은 밝은 땅이란 뜻이다. ‘달’은 땅이란 의미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햇볕이 안 드는 땅을 응달이라고 하고, 햇볕이 드는 땅을 양달이라고 한다. 자금도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배달은 ‘밝은 땅’이란 의미다. 그렇다면 왜 배달의 후손이라고 할까. 배달은 우리 민족이 주축을 이룬 최초의 국가 이름이다. 우리 민족인 동이족이 만든 최초의 국가가 배달이다. 그래서 우리는 배달의 후손이라고 하고, 배달민족이라고 하는 것이다. 한민족만은 아니었지만 한민족이 가지고 이어온 문화를 처음으로 만들고,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것들이 만들어진 나라가 배달국이다.

    배달은 한문으로는 ‘단(檀)이다. 박달나무 또는 밝달나무 단(檀)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식민사학이다. 일본인들이 조선을 점령했을 때 우리의 역사를 지워버리고 나라마저 지워버렸다. 고대사를 지워버린 역사를 조선인에게 가르쳤다. 그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우리의 식민사학자들이 일본인이 조작한 역사를 그대로 가르쳤다. 지금도 식민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고대사를 아예 지워버린 역사를 배운 때문이다.아직도 식민사학자들이 교육계와 학계를 잡고 있다. 식민사학자들의 사관이 교육에 반영되고 역사를 농락하고 있다. 그래서 나라이름의 뜻도 모르고 배달민족이라고 하면서 배달의 의미를 모른다. 역사가 왜곡되었다는 것은 알면서 왜곡된 것이 이것이라고 알려주면 근거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배달국은 어떤 국가였기에 우리가 배달민족이라고 하는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배달국을 설명하려면 배달국 이전의 국가부터 설명이 되어야 한다. 오래 전에 환국이 있었다고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 三國遺事>에 적혀 있다. 본문은 이렇게 적혀 있다. 석유환국(昔有桓國), 오래 전에 환국(桓國)이 있었다. 기록에 있는 나라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식민사학자들의 책임일까, 국가의 책임일까, 위정자들의 잘못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약소국이어서이고, 식민사학자들의 나라를 팔아먹는 역사관 때문이다.

    배달국은 단국이라고 하고, 연합국이었다. 환국이란 국가에서 떨어져 나와 세운 국가가 배달국이다. 환인이 세웠던 환국에서 환웅(桓雄)이란 분이 3천명의 문명개척단을 이끌고 환국에서 독립해 동방으로 진출했다. 

    문명개척단에는 최고의 기술자집단과 최고의 무사집단 그리고 정치세력이 주축을 이루었다. 이 나라가 바로 배달국이다. 우리를 일러 학자들은 이족(夷族)이라고 한다. 이족이 나라를 세운 곳이 동쪽에 위치해서 동이족(東夷族)이라고 한다. 동이족이 세운 최초의 국가가 배달국이다.

    배달국의 적통을 이어받은 나라가 고조선이다. 우리는 흔히 환인 환웅 단군이 개인의 이름으로 알고 있다. 아니다. 환인 환웅 단군은 왕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고조선의 단군이 47분이다. 47대 왕이 존속된 국가가 고조선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적어도 내 나라 이름의 뜻은 알아야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이름인 한(韓)은 무슨 뜻일까. ‘크다’라는 의미와 ‘하나’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지만 핵심은 ‘밝다’는 뜻이다. 배달이란 뜻과 같은 흐름으로 바라보면 된다. 환국 단국 조선 한국이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밝다’라는 뜻이다. 왜 밝다는 것이 나라 이름의 뜻이 되었을까. 이유는 태양을 숭상하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나라 이름에 태양이 모두 들어 있다. 우리의 최초의 국가가 환국, 다음이 환국, 다음이 고조선이라고 했다. 지금은 한국이다. 나라 이름인 환단조한(桓檀朝韓)이라는 국호에 모두 태양日이 들어있다. 한자를 자세히 살펴보라. 우연이 아니다. 모두 해日가 들어있다. 나리 이름인 한(韓)의 의미

    는 태양의 밝은 기운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 우리의 몸과 마음이 밝아지는 것을 말한다. 정말로 빛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국호에 태양이 들어가 있는 이유는 우리가 태양족인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족인 것을 보여주는 한민족의 상징물이 있다. 삼족오다. 삼족오 三足烏는 발이 세 개 달린 까마귀로 태양과 인간, 즉 태양과 동이족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새다. 우리는 새와 깊은 관계가 있는 민족이다. 한옥의 지붕도 새 날개의 모습을 본뜬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학자들도 있다. 까마귀도 새고 봉황도 새다. 결혼할 때 신부가 가지고 가는 나무로 만든 한 쌍의 기러기도 새다. 우리가 지금도 세워 놓은 솟대도 새다. 

    위대한 문화를 창조한 나라가 우리의 고대국가다. 우리의 고대국가를 세운 건국자들은 두 가지의 첨단문화를 가진 집단이었다. 하나는 천문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당시로서 앞선 천문과 수행문화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건국되었고, 배달국 때는 음양오행을 만들어낸 위대한 문화 창조자들이었다. 또한 청동기문화를 만들어낸 첨단문화인들이었다. 배달국의 문화는 위대했다. 동북아의 문화 창조자들이었고, 인류에게 문화를 전한 나라가 배달국이었다. 그래서 배달민족이라는 의미는 ‘인류 최초의 한류’였음을 알 수 있다.

    신광철 작가, 한국학연구소장